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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

데이터는 개인자산이자 공공 자산이다.

by jmin3 2020. 7. 3.

노동으로서의 데이터 관점도 한계는 있다. 데이터를 생성하는 인간의 일상을 모두 노동으로 봐야 하는가? 사회적 생산 방식의 변화 속에 노동의 개념이 과거와 달라진 것은 맞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보주의 사회에서의 노동은 일차적으로 고용 관계나 계약 관계에 속해 입금이나 수수료를 대가로 지불받고 노동력을 판매하는 행위이다. 여기에는 '자기 고용' 상태에서 일하는 자영업자의 노동도 함께 포함이 된다. 가정주부처럼 고용이나 계약 관계에 속하지 않다도 다른 노동력의 재생산에 기여하는 '그림자 노동' 또는 '무보수 노동'도 있다. 즉 노동이란 고용 관계든 계약 관계든 다른 사회적 관계든, 일정한 타율적 제약 아래 타인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행위이다. 그 사람이 노동하는 중에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것은 노동의 본질을 규정하는 데 중요하지는 않다. 일하는 조건을 내가 전적으로 정할 수 없고, 일을 함으로써 만족시켜야 하는 대상이 일차적으로 타인이라면, 그것은 노동이며 개인적 활동이 아님을 증명한다. 노동의 의미가 이러하기에 노동은 다른 활동과는 구분이 된다. 퇴근 후 집에서 프라모델 장난감을 조김하는 게 취미닝 사람은, 설령 서너 시간을 꼼짝도 하니 않고 그 프라모델의 장난감을 조립하느라 몸이 고되고 힘들고 눈이 빠질것 같이 아프다고 해도 언제든 그만 두고 싶으면 그만둘 수 있다. 그는 프라모델을 조립해서 화페적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설령 조립 과정을 동여상으로 찍어서 유튜브에 올렸더니 광고가 붙어 수익이 창출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부수적인 결과에 불과하다 만약 그가 돈을 벌기 위해 조립을 해야 한다고 여긴다면 최초의 희열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감정의 차이는 노동과 노동이 아닌 활동을 구분하는 것이 인간에게 중요하다는 걸 말해준다. 노동만큼이나 노동 외의 활동, 예를 들어서 취미 활동이 인간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데이터 생성 활동을 모두 노동이라고 본다면 노동과 노동이 아닌 활동의 구분이 사라져 버리게 된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것이 영화 선택에 관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이고, 옷을 쇼핑몰에서 구매함으로써 거래 기록이라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데이터 생성노동이라고 하면 인간 삶을 채우고 있는 모든 것이 노동이 되어 버리게 되는 현실이 된다. 분명 우리에게서 나온 데이터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함에도 그에 따른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하지만 그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데이터를 생성하고 제공하는 모든행위를 노동이라고 규정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데이터는 천연자원인가? 노동인가? 데이터가 가진 이중적인 성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는 개인의 연장이며 '인격의 표현'이다. 주소, 사회관계, 신체 상태, 경제 상태 등은 그 개인의 인격과 뗄 수 없는 정보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 데이터는 그 어떤 것이라도 고유성을 가진다. 그런데 데이터는 충분한 양이 모여 결합하면 질적으로 다른 그 무엇, 빅데이터가 된다. 빅데이터는 개별 정보의 단순한 합계 그 이상이다. 개별 정보로는 아무 가치가 없더라도 빅데이터를 이루면 정말 중요한 가치가 형성되기도 한다. 빅데이터는 '누구의 성과로 확정되지 않는' 공통부이며 인간 활동으로 부단히 생산되고 갱신되는 '2차적 자연'이다. 이처럼 데이터는 고유성과 함께 사회성을 동시에 가진다. 데이터의 두 성격 가운데 무엇에 주목할 것인가는 데이터 경제에서 요구되는 맥락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서 의료 정보의 경우 각자의 고유한 데이터일수록 중요성이 높아진다. 맞춤형 정밀 의료 서비스(PHS)를 창출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제약회사는 암, 당뇨병, 우울증 등 질병을 앓는 사람의 데이터를 건강한 사람의 데이터보다 더 많이 원할 것이다. 반대로 전염병 발병 위험을 추적하는 공중보건 당국은 정책적 대응이 목적이므로 개별 데이터보다 빅데이터를 얻고자 한다. 한 사람이 감기 증세를 호소하는 것은 별 큰 의기가 없다. SNS에서 많은 사람들이 감기를 호소하면서 일정한 양의 데이터가 축적되면 질병의 패턴을 읽어 대응에 나설 수 있다. <빅데이터 가치론과 공통부 기본소득> 2019년 기본소득포럼 발표문 2019. 11.29 참조.그러므로 데이터는 물이나 햇빛처럼 '주인 없는' 자원이 아니라 데이터는 소유 주체가 존재한다. 그런데 그 소유의 성격이 이중적이다. 데이터는 개인의 자산인 동시에 공동의 자산이기도 하다. 고유성 차원에서는 개인이 소유 주체이지만 믹데이터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소유권을 일일히 주장을 할 수가 없다. 빅데이터는 공동의 소유, 곧 '커먼스'이다. 우리는 개인 데이터의 자기 주권과 빅데이터의 공공성을 연결해서 사고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데이터를 무료로 보아 제약 없이 수집하고 가공해서 이익을 독점해도 된다는 입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반대로 모든 데이터를 개인 노동의 산물로 보아 그 데이터가 결합된 빅데이터의 사용까지도 개개인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시각 역시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데이터 거래 플랫폼의 두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 이러한 데이터 소유권의 이중적 성격은 데이터 시장을 설계할 때 반드시 유의해야 하는 점이며, 데이터 시장을 더 개방적이고 더 자유롭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데이터가 이중적 성격을 가니다고 해서 데이터 주체인 개인이 별도의 인지적 부담을 가져야 할 필요는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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