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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

생각을 세계적으로,

by jmin3 2020. 7. 28.

개인 제조는 수년 전부터 공상과학의 단골 메뉴였다. TV 시리즈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특히 자극적인 이야기 전개가 필요할 때면 승무원이 리플리케이터라는 기내 만능 복제기를 이용해 무엇이든 뚝딱뚝딱 만들어냈다. 과학자들에게는 이것은 현실이다.

 

디을은 자신의 원하는 어떤 구조근 그 구조로 개별 원자와 분자를 배열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오늘날의 3D 프린터와는 달리 과학자들은 부품을 조립할 필요도 없이 한 번에 완벽하게 기능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목표는 예컨대 드론의 부품을 만들어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린터에서 나오자만자 바로 날 수 있는 완전한 탈것을 제조하는 일이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려면 앞으로도 몇 년은 더 걸기겠는것이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꼭 넋을 놓고 기다리라는 법을 없다. 오늘날 사용하는 컴퓨터의 대부분 기능이 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번영하기 오래전인 미니 컴퓨터 시대에서 개발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오늘날의 디지털 제조 장비는 아직은 초기 수준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제조 장비가 모든 것을 바꾸어놓고 있다. 생각을 세계적으로 하며 제작은 지역적으로 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 첫 번째 산업혁명은 영국 멘체스터에서 브리지워터 운하를 만들던 17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브리지워터 공작이 운하를 의뢰한 것은 워슬리에 있는 자신의 탄광에서 맨체스터까지 석탄을 실어오고, 석탄으로 만든 제품을 배에 실어 전 세계로 실어 나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 브리지워터 운하 덕분에 맨체스터는 갑작스러운 경기 호황을 누렸다. 예컨대 1783년 당시 맨체스터에 1개였던 방적공장이 1853년에 108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호황은 이내 불황으로 이어졌다. 운하는 처음 철도 때문에 다음에는 트럭 때문에 그리고 마침내는 컨테이너 수송 때문에 쓸모없는 신세로 전락했다.

 

오늘날 산업 생산은 제조업자가 최저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부양하는 하향출혈경쟁의 성격을 띤다. 이제 맨체스터에는 새로운 산업혁명에 발을 들인 혁신적인 팹랩이 존재한다. 여기서 만든 디자인은 맞춤형 생산을 위해 세계 어디로든 컴퓨터를 이용해 보낼 수 있다. 그러므로 운송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 옛날 공장과는 달리 주구나 생산 수단을 소유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디지털 제조 장비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그동안은 대량 생산을 했을 때의 원가가 하나를 제작할 때의 원가보다 항상 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용 제조 장비는 한낱 장난감으로만 여겨져 왔었다. 개인용 컴퓨터도 비슷한 수난을 겪었다.

 

디지털 이큅먼트 코퍼레이션의 설립자이자 CEO인 켄 올슨은 1977년에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긴다. '이제는 누구도 집에 컴퓨터를 들여놓은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올슨이 운영하는 회사는 사라졌고, 오늘날 대부분 사람이 개인용 컴퓨터를 소지하고 있다. 컴퓨터는 재고를 관리하거나 급료 지급 명세를 작성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음악을 듣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쇼핑을 하는 것처럼, 우리를 더우 우리답도록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개인용 제조의 목표는 상점에서 살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점에서 살 수 없는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이케아에서 쇼핑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가구업계의 거인인 이케아는 가구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예측하고 제품을 생산하여 대형 상점으로 보낸다. 그러나 이미 몇천 달러만 있으면 개인은 컴퓨터로 제어하는 대형 미링머신을 살 수 있으면서, 이 장비를 이용해 이케아의 납작한 포장 상자에 담긴 온갖 부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장비를 사용해 이케아 세트 10개를 찍어내면 그만큼의 장비 구매비용이 메워지는 셈이 된다. 여기에 개인 취향까지 고려한 맞춤 부품을 찍어낸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인 셈이다. 더욱이 먼 공장에서 생산 인력을 고용할 필요도 없이 지금 이 자리가 생산 장소가 된다.

 

이 마지막 사례는 바르셀로나의 수석 건축가인 비센테 과야르가 이끈 팹시티 프로젝트에 영감을 주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나머지 지역처럼 청년 실업률이 50퍼센터를 웃돌았다. 전 세계가 일자리를 얻어 집을 나설 가망이 거의 없다. 바르셀로나는 과야르와 손을 잡고 멀리서 생산되는 체품을 구매하는 대신 도시 기반시설의 일부로 지역마다 팹랩을 개설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지식을 위해 전 세계와 하나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도시 소비를 충당할 만큼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오늘날 이용 가능한 디지털 제조 장비는 최종 버전이 아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팹시티와 같은 프로그램들은 완성할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만 있지 않고 장비가 아직 개발 중일 때도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그 용량을 구축하고 있다. 비트(정보)를 이용해서 아톰(물질)을 만들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제조는 1952년 MIT가 밀링머신에 수치 제어 장치를 설치한 데서 비롯된 용어로 수치 정보를 매개로 기계 운전을 자동 제어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 장비의 디저털 부분은 제어 컴퓨터에 있다. 즉 재료 자체는 여전히 아날로그라는 의미를 말한다. 엄밀히 말해서 디지털 제조란 재료 자체가 디지털인 제조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