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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

리브라.. 신뢰성은?

by jmin3 2020. 6. 17.

리브라의 취지를 들으면, 국가와 중앙은행의 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추구한 비트코인의 이상과는 멀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확실히 페이스북은 비트코인의 이상주의를 좇기보다는 다른 가능성을 강조한다. 페이스북은 그동안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겸 광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19년 말, 페이스북 월 이용자는 24억 명에 도달한다. 세계 최대의 소셜 플랫폼의 금융거래 플랫폼으로 도약하려는 중이다. 페이스북은 리브라의 사업 포부를 '전 세계적 포용 금융 프로젝트'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은행 계좌가 없는 지구상 수억명의 인구와, 기술혁명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거나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금융 소외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이상인 탈중앙성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천천히 달성해가겠다고 설명했다. 리브라는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위챗'과 위챗에 기반한 금융 플랫폼 '위벵크'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다. 위챗. 위뱅크의 이용자는 2019년에 11억 1,200만 명이며, 이용자들이 평균적으로 예치하는 금액은 약 10달러다. 이를 리브라에 단순 적용하면, 240억 달러(24억 명*10달러)가 유통되는 지구적 금융 플랫폼이 탄생하다. 리브라가 법정화페에 기반해 가치 안정성을 확보한다면. 정말 '디지털 골드'로 축장되고만 있는 비트코인을 밀어내고 새로운 글로벌 디지털 화페로 등극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거래 은행이 아니라 페이스북 계정에 돈을 넣어놓고 오로지 그것만으로 거래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페이스북 계정에 뎐동된 전자지갑만 있다면, 전 세계 어디를 가든 환전할 필요가 전혀 없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지구 반대편으로부터 대출이나 후원을 받을 수 있다. 위뱅크의 예대율(예금액에 대한 대출액의 비율)이 70~80퍼센트인데 이를 리브라에 적용하면 적어도 168억 달러의 유동성이 증가하낟. 리브라의 등장에 각국 정부는 상당한 위기감과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기축통화 체제에 위협을 느끼는 미국은 2019년 7월 하원 청문회를 열어 페이스북에 '위험을 충분히 소명하기 전까지는 리브라 개발을 잠정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IMF 위기를 경험한바 있는 한국도 만일 국내 경제에 비상 상황이 올 경우 리브라가 뱅크런의 수단으로 이용돼 원화의 국외 반출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페이스북은 각국 금융 규제를 준수할 것이라고 다짐하지만 각국 정부 입장에서는 과연 그 말을 믿어도 될지 알 수는 없다고 말한다. 리브라가 각국 정부나 은행의 규제를 잘 지킨다고 하더라도 인류가 아직 글로벌 화페를 경험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역시나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페이스북은 칼리브라와 철저히 분리를 유지하겠다지만, 만일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사용하는 수십 억명의 금융 데이터와 소비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이요하려 든다면 최악의 '빅 브러더'가 될 수도 있다. 이미 페이스북은 사용자 8,700만 명의 데이터가 유출되도록 방조하거나 최소한 제대로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 유출된 데이터는 영국의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가'에 넘어가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가 선거 전략을 짜는 재로러 사용되었다. 각국 정부가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리브라의 정식 출현이 언제일지는 미지수다. 한편 리브라 같은 글로벌 디지털 화페의 출현은 각국 정부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페(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개발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곧 개발 완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디지털 위안화는 디지털 화페이기는 하지만 탈중앙적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먼, 국가가 발행하고 관리하는 법정화페에 속한다. 그러나 항상 은행으르 통해야 하는 온라인 송금과는 또 다른 개념이 된다. 디지털 위안화 시스템은 우선 사용자가 스마트폰 전자지갑에 돈을 충전해, 단말기에 가져다 대거나 QR코드를 찍는 것만으로 돈이 거래 상대방에게 이동하게 한다. 은행이나 카드회사가 중간에 끼어들 일이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디지털 위안환는 디지털 페이 개념에 더 가깝다고 보면 된다.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를 도입해 '현금 없는 사회'로 이행하면서 지하거래를 근절하고 과세의 투명성을  제고하며 현금 화페 발행 비용을 절약하겠다고 그 점을 중요시 여긴다. 그러나 이 경우에 블록체인은 보안성을 높이는 목적으로 쓰일 뿐이다. 디지털 위안화와 탈중앙 화페 사이에는 말 그대로 만리장성이 놓여 있다. 디지털 위안화로 현금 사용이 대체되면, 중국 정부에게 국민들의 모든 거래 데이터를 한눈에 파악하고 언제든지 간섭을 할 수 있는 길이 열어준다는 커다란 불안감도 준다. 2019년 6월 4일은 1989년 6월 4일 천안문 사태가 벌어진 지 30주년이었는데, 반정부 운동가들은 이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위챗페이로 89.64위안을 송금하자는 비밀 캠페인을 벌였다. 그러나 행동이 시작되고 얼마 안 돼 위챗페이에서 해당 금액을 송금하려고 하면 오류가 발생했고, 몇몇 반정부 운동가의 계정은 강제 폐쇄되었다. 중국 정부가 나선 것으로 해석이 된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의 '감시 사회주의'를 더욱더 강화하는 도구가 되는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다. 돈의 미래는 예측이 불허하다. 독일 은행도 도이체방크라는 2019년 12월에 출간한 최신 보고서 <이애진2030>에서 '법정화페 시스템을 유지해온 기득권 세력의 힘을 약화되고 있으며, 2020년대 내에 해체될 수도 있다.'고 말을 했다. 규제 장벽이 넘는다면 암호화페의 유용성이 커져 법정화페를 아마도 대체할 거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