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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

모든 자산이 변한다.

by jmin3 2020. 6. 6.

2016~2017년 암호화페 전성시대에 ICO가 성행했다. 이때 출현한 암호화페 프로제트 가운데는 현실성이 거의 없는데도 수익성을 부풀려 투자자에게 송해를 끼친 프로젝트가 많았다. 그런 와중에 각국 금융 당국은 ICO를 투기적 광풍으로 보아 규제하는 정책을 주로 썼고, ICO 유행은 가라앉았다.

 

대신 STO가 최근에 떠오르고 있다. 이 STO의 의미와 뜻은 이러하다. (Security Token Offering) 곧 '증권토큰 발행'이란 뜻이다. ICO가 암호화페 프로젝트의 미래 사업성 전망을 근거로 토큰을 발행했던 것과는 달리, STO는 실물 자산의 가치에 근거해 토큰을 발행하는 것이므로 수익성이나 안정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STO 시장이 2022년 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한다는 아주 낙관적인 예측부터, 2030년까지 2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것이라는 다소 조심스런 예측까지 전망은 다양하다. 하지만 '꿈'에 기대어 투자를 모은 ICO에 비해 '실제 만지고 볼 수 있는 자산'에 기대어 투자하는 STO에는 분명히 커다란 성장 잠재력이 있다.

 

STO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이 대표적인 자산인 부동산이다. 이미 부동산을 복수의 투자자가 자금을 조성해 구매하는 방식으로 '리츠'가 있다. 디지털 토큰을 이용하는 방식은 자산의 지분을 분할 거래한다는 점에서 리츠와 비슷하다. 그러나 디지털 토큰을 사용하면 리츠보다 훨씬 더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거래 비용 면에서도 리츠는 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하고, 관리, 운영하는 중개자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중개 수수료가 비싸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플랫폼에서는 중개자의 역할이 최소화되므로 수수료가 크게 낮아진다. 또한 리츠에서 중개자는 거래 과정에 지속적으로 개입하지만 STO에서는 전 과정이 스마트 계약으로 자동화된다.

 

한편 리츠도 해외 투자가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거래 범위에 제약이 있다. 반면 디지털 토큰 방식은 국경 없이, 또 시간 제약도 없이 거래가 이루어 질수 있다. 실물 세계의 자산이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서 디지털 토큰으로 거래되면 글로벌 차원에 엄청난 유동성이 생겨날 수 있게 된다. 자산의 상시적 경매시장이 열린다.

 

그동안 자산 거래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큰 규모의 자본금이 필요로 했다. 그러나 고애 자산들이 디지털 토큰이 되어 작은 조각으로 유동화되면, 큰 자본금 없는 사람들도 자산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면서 자산 거래에 '상시적인 경매시장'이 도입될 것이다.

 

'상시적인 경매시장' 아이디어는 에릭 포즈너와 글렘 웨일이 래디컬 마켓에서 제안한 것이다. 포즈너와 웨일은 자산의 독점이 혁신을 가로막고 불평등을 심화하는 이유라고 진단하고, 자산의 상시적 경매시장이 문제의 해결책이 되리라고 주장한다. 저자들이 제안하는 방법에 따르면 우선 자산을 소유한 개인은 본인 재산을 직접 평가하여 그 가치를 공개하고, 그 가치에 해당하는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만약 그가 자기 재산 가치를 일부러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제시한다면 상시적 경매시장에서 언제든 그 가치보다 높은 가력을 부르는 사람에게 자산 소유권이 넘어간다. 이 방신이 적용되면 자산의 소유권자들이 담합하여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고 지대를 독점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사적 소유권은 기껏해야 부분적 소유와 다름없게 되어 자산은 사실상 사회의 공동 소유가 된다. 실직적인 목적을 위해 자산을 사용할 권리만 끊임없이 경매에 부쳐질 것이다. 자산의 독점적 소유로부터 나오는 이익은 사라지고, 경매 제도의 수익이 모두에게 고르게 분배되면서 경제적 불평등이 급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포즈너와 웨일의 제안만저도 고액 자산의 경매에 참여할 초기 자본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디지털 자산혁명의 핵심 내용인 '자산 토큰화'는 래디컬 마켓이 내놓은 제안의 더욱 급진적인 실현이라고 하겠다. 고액 자산이 디지털 토큰으로 잘게 쪼개어져 상시적 경매 상태에 놓이면, 자산은 더 이상 소수 부유층의 독점물로서 존재하지 않고 다수 대중이 공동 소유하고 공동 사용하는 대상이 된다.

 

값비싼 자산이 소수의 사치 목적이 아니라 다수의 공공 목적에 따라 활용될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 도심의 비싼 땅이 부자들의 소유라면 거기에 초호화 주택들이 들어설 수 있지만, 그 땅을 토큰화하여 도시 중산층이 굉동 소유한다면 그들은 거기에 소수만 거주하는 호화 주택을 짓기보다 토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학교, 병원, 공연장, 등 생산적인 시설을 건축하기를 바랄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자산혁명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길을 제시해준다. 데이터 거래 시장이 올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 플랫폼이 출현하면서 그동안 필요했으나, 존재하지 않던 시장이 새로 등장한다. 상시적 데이터 거래 시장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등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방대하게 수집, 축적해왔다.

 

이들 기업들은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하여 머신러닝을 통해 인공지능을 강화시키고 인공지능을 인공지능을 비즈니스에 적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데이터 수집을 거부하면 아예 서비스 자체를 이용할 수 없다. 사실상 거부권을 빼앗긴 채 이용자들은 자신들의 데이터를 기업에 넘겨주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이 데이터 제공자에게 아무 보상 없이 임의로 수집해온 데이터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데이트를 제공하는 행위를 '데이터 노동'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통해 훈련되고 학습되므로, 여기에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공급하는 사람들의 활동은 제조 현장에 생산노동자와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따라서 데이터 공급에는 대가가 지북되어야 하고, 또 '데이터 노동'에 대가를 지불하면 질 좋은데이터가 증가하고 데이터 기반 서비스 산출물도 증대하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기업이 불공정하게 차지한 데이터 소득 일부가 데이터 제공자인 시민들에게 이전되면서 불평등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도 한다.

 

데이터에서 발생한 이익을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개인이 데이터의 소유권자임을 명확히 확정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의 자율적인 선택과 판단하에 자기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 데이터가 필요한 기업 또는 기관들과 거래하여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거래 시장이 있어야 일어날 수 있다. 스마트 계약이 가능한 블록체인 기반의 데이터 거래 플랫폼, 간단하게 말해서 '데이터 거래소'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점점 더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므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데이터 거래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