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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by jmin3 2020. 6. 8.

디지털 화페는 어떠한가? 사물의 가치 및 지불, 결제 관계를 정확히 표시할 수 있다면, 만지거나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전자신호라도 화페가 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대부분의 화페를 디지털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화페는 은행과 금융기관이라는 중개자의 의해 신뢰가 보장된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거래할 때 전보다 더 이 중개자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슈퍼마켓에서 과자 한 개를 사려고 지갑에서 1,000원을 꺼내 주인에게 주면, 나와 슈퍼마켓 주인 사이에 일대일로 거래가 이뤄진다. 그러나 내가 슈퍼마켓에서 카드나 '페이'를 사용해서 물건을 사면, 나와 슈퍼마켓 주인 사이에 카드사, 은행, 핀테크 기업 등 제3자가 항상 낀다. 나의 경제활동이 일거수일투족 중개자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되는 거라고 생각하면 찜찜하지만, 편리함을 위해 감수한다. 지금까지는 이 방식을 화페가 발전할 수 있는 절대적 경계라고 여겼다. 그러나 디지털 화페를 사용하면서도 나와 상대방 사이에 어떤 중개자도 두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은 화페의 절대적 경계를 새로 긋는 것이다. 기존 화페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경계선으 ㄹ만든 화페, 그것이 바로 비트코인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2008년 말에 자신을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밝힌 누군가가 <비트코인: 개인 간 전자화페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9페이지짜리의 논문을 수백 명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메일을 받은 사람은 공학자와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암호화 전문가 및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아마추어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논문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적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2009년 1월에 사토시는 비트코인 발행 프로그램을 오픈 소스로 공개하면서 직접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그는 일주일간 약 4만 3,000개의 비트코인을 만들었고 그 사실을 다시 메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관심을 가진 암호학자 할 피니가 사토시 나카모토에게 답장을 하자. 사토시는 테스트 삼아 할 피니에게 10비트코인을 전송했다. 역사상 최초의 비트코인 전송이었다. '제네시스 블록'이라고 하는 첫 번째 블록을 사토시가 만들었고, 할 피니는 70번째 블록을 만들었다. 할 피니는 사토시에 이어 두 번째로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사토시 나가모토의 정체를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고 실제로 추적해본 사람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그의 정체에 대해 밝혀진 바느 거의 없다. 컴퓨터 알고리즘, 수학, 암호학의 학문적 배경을 가진 인물로 추정될 뿐읻. 그런 가운데 2010년 5월 22일, 비트코인은 처음으로 실제 거래의 지급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그보다 나흘 전 미국 프로리다주 잭슨빌에서 한 이용자가 라지 피자 두 판을 1만 비트코인에 사겠다고 온라인에 제안을 했고, 이날 실제 거래가 성사되었다. 당시 라지 피자 두 판은 약 30달러였고, 1만 비트코인은 40달러 남짓했다. 1비트코인이 0.4센트, 우리 돈으로 4원쯤 했던 것이다. 2019년 12월에는 1비트코인은 850만 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금 비트코인 시세라면 피자 한판 가격은 약 425억 원이다. 암호화페, 블록체인 이상주의자들은 5월 22일을 '피자 데이'로 기념한다. 비트코인이 아직 컴퓨터광들의 장남감 정도로 여겨질 때, 그 가능성에 주목한 곳이 '다크 웹'이다. 다크 웹이란 마약, 탈세, 무기 거래 등 '어둠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온라인 공간을 가리킨다. 비트코인 시스템에서 송금이 암호화한 익명의 주소로 이뤄진다는 점에, 불법적 지불 거래를 원하는 이들이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확대되었는데, 2013년 키프로스공화국에서 일어난 금융 위기가 비트코인에 대한 사람드르이 관심을 크게 높였다. 키프로스 정부는 금융 위기를 맞아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을 우려해 국빈의 계좌를 동결해버렸다. 국민들은 돈을 찾지 못해 생필품조차 사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화페 시스템은 언제든지 위로부터 억압적으로 통제될 수 있음을 많은 사람들이 확인했다. 그런데 중앙 관리자 없이 순수하게 P2P로 주고받는 디지털 화페가 있다고 생각을 하면 그것이 무엇일까? 바로 비트코인?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비트코인의 가치도 솟구쳤다. 비트코인 이전에도 탈중앙적 전자화페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많았었다. '사이퍼펑크'라고 불리는 테크노 자유주의자들은 국가로부터 개인의 경제활동이 감시받지 않는 대안적 화페를 만들고자 했다. 그때까지의 암호화 기술이 동원되어 몇 번의 실험적 전자화페가 출현했다. 그러나 이중지불의 방지하면서 동시에 중개자에게 의존하지 않는 방법을 찾기란 여간 쉽지 않았다. 보안성을 높이려면 탈중앙성을 포기해야 하고, 탈중앙성을 높이려면 보안성과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던 것이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기술적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비트코인을 제안한 논문에서 '기존의 디지털 서명 기술(금융 데이터 보안 기술)은지불을 막는 방법을 부분적으로 제공해 주지만, 여전히 '믿을 수 있는 제3자' (중앙은행,또는 금융기관) 중지불 방지 역할을 맡긴다면 전자화페가 가진 중요한 장접들은 사라지고 만다'면서, 'P2P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이중지불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 방법이란 블록체인 기술을 혁신적으로 응용하는 것이었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단일 중앙 관리자를 두지 않고도 온라인 재산 거래에서 이중지불을 방지하고 거래에 신뢰를 보증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사토시 나카모토가 만든 것은 아니다. 사토시는 자신의 논문에서 스튜어트 하버와 W. 스콧 스토어네타의 연구를 언급함으로써 블록체인의 아이디어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밝혔다. 1991년 하버와 스토어네타는 디지털 문서 공증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계약 문서를 보관할 때 별도의 공증인이 없어도 문서의 진본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각 문서의 타임 스템프를 암호화하여 뒤에 오는 문서에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하버와 스토어네타는 이 기술을 '타임스탬프 보관'이라고 불렀다. 이 기술은 이후 데이터 관리 기술로 진화를 한다. 사토시가 독창적으로 응용한 블록체인은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 암호화 기술, 암호화된 데이터의 분산 저장 기술, 시스템 운영에 관한 참여자 합의 구현 기술 등을 망라한 기술 체계이다. 비트코인이 주목받으며 마치 비트코인인 곧 블록체인인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지만,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나무에 열린 과실 가운데 먼저 빛을 본 과실, 열매일 뿐이다. 블록체인을 암호토큰은 물론 부동산, 지하자원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중요 자산들을 중앙 관리자 없이 안전하게 관리하고 글로버 차원에서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2025년까지 세계 총생산의 10퍼센트가 블록체인에 저장되고 블록체인 플랫폼 안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리라는 예측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시스템을 이용해 만든 비트코인은 무엇인가? 비트코인은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진정한 글로벌 화페다. 비트코인은 국경에 갇히지 안혹 인터넷을 타고 그 어디든 흘러갈 수 있고, 또 흘러올 수 있다. 비트코인의 글로벌한 성격은 국제기축통화로 사용되는 달러나 유로화도 다르다. 달러는 미국의 일국 화페이고, 유로화는 유럽연합의 지역 화페이나, 미국과 유럽연합이 가진 경제 권력의 뒷받침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유통되는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애초에 특정한 나라나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지구 전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삼아 움직이는 화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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