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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

블럭체인의 분산관리

by jmin3 2020. 6. 10.

블록체인 기술을 데이터 분산 관리 기술이라고 했는데, 왜 '데이터 탈중앙 관리 기술'이라고 하지 않는가?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탈중앙화'와 긴밀하게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분산'은 단일 관리자가 아닌 여러 관리자가 데이터를 관리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관리자가 여럿이라도 특정 관리자의 권한이 강조하고, 다른 관리자들은 그 관리자의 지시를 받을 수도 있다. 조선시대에 실록을 보관했던 사고를 생각하면 된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언행 및 조정과 국가의 특이 사항을 기록한 실록을 전국 여러 사고에 분산해 보관했다. 사고는 조선 전기 전국 네 군데에 지어졌고, 임진왜란으로 사고 세 군데가 불타버리자 다시 지어, 조선 후기에는 전국 다섯 군데에 사고가 있었다. 한편 사고는 분산되어 있었지만 사고의 관리는 철저히 중앙 정부의 지휘에 종속되어 있었다. 분산이기는 하나 분권이라고는 하기 힘들다. 디지털 시대에도 데이터 분산 관리의 예는 흔하다. 중앙 관리부서가 데이터 센터를 여럿 두고 서버를 분산해 간리하고는 하는데, 마찬가지로 분산형이지만 분권형은 아니 것이다. 데이터 중앙 집권과 분산 관리가 병존할 수 있다는 것은 블럭체인을 이해할 떄에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분산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서의 분산은 다수의 데이터가 물리적으로 분산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들 각각은 독립적일 수도 있고 특정인에게 모두 종속될 수도 있다. 관리자 숫자가 1만을 넘고 이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면 충분히 분산적이다. 그러나 그중 하나의 관리자가 관리 권한의 70퍼센트를 행사한다거나, 90퍼센트의 관리자가 한 기업의 통제를 받는다면 분권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블록체인, 플랫폼 혁명을 꿈꾸다> 자료인용. IMF에서 이코노미스느로 일한 이차웅은 '블록체인의 분산형 데이터 관리 구조는 탈중앙화된 데이터 관리를 자동으로 보장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탈중앙형이란 무엇인가? 시스템관리가 분산적이면서 개방적이고, 관리자 권한이 독립적이고 분권적이며 동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록체인은 그 개념상 단일 관리자가 아닌 복수의 관리자를 두므로 분산형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관리자들의 권한이 얼마나 분권적이고 개방적인지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마다 다 다르다. 개념을 정확히 정의하기 위해 최소한의 규정만 한 것이 데이터 분산 관리 기술인 것이다. 블록체인 탈중앙화라는 이상. 회사에서 부서 수련회라도 가면 가장 고생을 많이 하는 사람은 회비를 관리하는 총무팀이다. 참가자들이 먹고 마실 것들을 미리 장을 봐서 준비해야 하고, 구급약부터 참가자 선물까지 온갖 자질구레한 일들 자잘한 지출을 관리해야 한다. 참가자들이 마음껏 술도 마시고 즐기는 동안 총무는 하나부터 열까지 행사 운영에 신경을 써야 한다. 총무는 수련회 참여자이자 동시에 관리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수련회 참여자가 관리자는 아니다. 이처럼 블록체인 시스템의 참여자도 시스템의 관리자와 시스템의 사용자로 나뉜다. 관리자는 데이터를 장부에 기록하고 블록을 만들어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사용자는 블록체인 시스템에 데이터 기록을 요청하는 등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접속하는 사람들이다. 블록체인 시스템의 관리자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이지만, 시스템의 사용자가 곧 관리자는 아니란 말이다. 블록체인 시스템은 크게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구분이 된다. 블록체인 시스템에 누구나 접속해서 사용 가능하면 개방형이다. 그와 달리 폐쇄형은 시스템 사용자를 일정한 자격으로 제한을하낟. 한편 개방형 시스템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면 별도의 인가 없이도 관리자가 될 수 있어 비제약형 블록체인이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암호화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은 개방형(비제약형) 블록체인 시스템이다. 누구나 사용자가 될 수 있으므로 개방형이며, 원한다면 누구나 관리자가 될 수 있기에 비제약형이다. 물론 관리자가 되는 데는 연산 능력이 뛰어난 컴퓨터 장비를 갖추거나 해당 시스템에서 발행한 암호화페를 다량 보유해야 하는 등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 비용을 감수할 의사만 있다면 관리자가 되는 것에 다른 자격 조건은 없다. 하지만 이에 비해 IBM 하이퍼레저나, R3CEV의 코다같은 플랫폼은 관리자가 자격을 부여한 이들만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폐쇄형 블록체인 또는 분산 원장 시스템이다. 특히 R3CEV의 코다는 국가 간 은행 송금을 위해 만든 플랫폼으로, 주로 은행이 이 시스템 관리자가 된다. 관리자가 은행의 사용자를 정의하고, 그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해놓은 폐쇄형 시스템이자 제약형 시스템인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주로 기업 내부에서만 사용하거나 한정된 기업들끼리 사용한다. 공동의 목적을 가진 몇몇 기업이나 기관만 참여하기로 서로 합의를 한 시스템이기에 때로 컨소시엄 블록체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블록체인 시스템이라고 모두 탈중앙적이라고 할 수 없다. 탈중앙성이 블록체인의 이상이기는 하다. 하지만 시스템이 모든 사용자에게 개방되고, 관리자 참여에 제약이 없어 인가가 불필요하며, 관리자들이 독립적이고 동등한 권한을 가질 때 탈중앙적 블록체인이라고 할 수 있다. 관리자 자격을 제한하거나 사용자 범위를 제약하는 블록체인은 분산형이지만 탈중앙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널리 쓰이는 몇몇 블록체인 시스템은 탈중앙형에 가깝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들 시스템에서도 소수 관리자가 아주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 토큰 생성권을 월등하게 많이 차지하는 등 분권과 탈중앙의 정신이 훼손되고 있다. 중앙집중형 경제를 극복해보고자 블록체인에 주목한 사람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 일찍이 마하트마간디는 '지구의 자원은 모든 사람의 필요를 위해서는 충분하지만 소수의 탐욕을 위해서는 부족하다'고 말했는데, 이 말이 블록체인에도 적용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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